
[기자석] 1년째 끊이지 않는 대면 시험 논란 해답 있나

<기사전문>
A : 학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일요일 학내 시사적인 사건 사고에 대해 본 방송국 기자와 함께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방향성을 모색하는 HUBS기자석 시간입니다.
추운 겨울이 다가왔지만 올해 1학기부터 시작된 대면시험 관련 논란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11월 30일 월요일 학교는 수험생 논술고사가 열리는 것으로 인해 약 일주일간 비대면 실습 및 시험을 선언했습니다.
이에 학생들은 학교가 결정하는 비대면 시험과 대면 시험의 기준은 무엇이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HUBS 기자석, 오늘 이 시간엔 최근 다시 불거지는 대면시험 논란과 향후 전망을 짚어봅니다.
그럼 지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A : 저희 기자석을 듣고 계신 청취자 분들은 이 주제를 듣고 ‘또 시험 관련 논란이야’하고 한숨을 내쉴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례 없는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 학교측과 학생측의 대면 비대면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저희가 이 논란을 또다시 다루는 이유는 시험, 그리고 학점이야말로 대학생들의 취업과 가장 긴밀하게 연결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면시험과 비대면 시험 사이에서 흔들리는 학교.
그 사이에서 학생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HUBS기자석, 오늘은 계속되는 학교의 대면시험 관련 논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한재희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A : 한재희 기자 안녕하십니까?
R : 네, 안녕하세요.
A : 지난주에 양민혁 기자가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학교의 대처 상황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번에도 코로나와 관련된 학교의 대처를 알아보는 기자석이 될 것 같아요.
R : 네. 계속해서 반복되는 주제이기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학내에서 학생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이 코로나19에 대한 학교의 대처에 관련된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이번 주에 특히 논란된 학교 시험 방침에 대해 집중해 알아보겠습니다.
A : 네. 대면시험관련 논란은 우리학교 뿐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도 일어나는 일인 만큼 대학생들의 공통된 화두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0일, 이번주 월요일이었죠. 학교측에서 학생들에게 보낸 수험생 논술시험 공지가 다시 시험 관련 논란을 빚게 한 원인이었다는데요.
먼저 공지 내용이 어땠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R : 11월 30일 오후 네시경, 감염병관리위원회에서 ‘확진자 발생 및 논술고사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문자가 왔습니다.
11월 30일에 ITBT관에 체류했던 학생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는데요.
확진자 발생 소식보다 그 밑에 덧붙인 말들이 학생들의 분노의 발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내 대규모 행사인 수시 신입학 논술고사가 12월 5일부터 6일까지 진행되니 등교를 최대한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는데요.
더불어 대학원 연구실의 경우 12월 1일부터 3일은 인원의 1/2이 재택근무, 4일은 필수 인원 제외 전원 재택근무를 권고하며 학교 연구실에서 근무하는 대학원생 인원까지도 최대한 줄이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습니다.
A : 이외에 도서관 운영과 관련해 변경된 사안도 있었다는데요.
R : 네, 도서관은 이번주 금요일, 4일이죠. 4일까지 운영한 후 논술고사가 진행되는 5일과 6일에는 휴관한다고 밝혔습니다.
A : 학교측에서는 이러한 변경사안들을 교내 구성원과 수험생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 코로나 피해를 막으려는 노력이라고 표현했겠군요.
그런데 문자에는 한양대 재학생들의 시험과 관련한 직접적인 안내사항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
학우들 사이에 왜 이 문자가 시험과 관련해 논란이 된 겁니까?
R : 학교가 대면시험에 관한 입장을 계속해서 강하게 유지하면서 비대면 시험을 원하는 학생들과 마찰이 계속해서 있었는데요.
불과 저번주까지만 하더라도 학교측에서 HYU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실행방안 개정안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 소규모 이론 강좌, 실험, 실습 수업에서 대면 수업을 실시하는 것을 고수하고 있었습니다.
5일전 27일 인터넷 포털에 개제된 한국 경제 기사에서도 ‘한양대는 대면시험을 고수할 계획’이라는 관계자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발송된 문자에서 학교 방문 자제를 권고하면서 14주차에 일찍 시험을 보는 수업은 비대면 시험으로 전환됐고 학내 실습수업도 사실상 모두 금지됐습니다.
A : 안전상의 문제로 비대면수업 및 시험을 원했던 학생들도 학교 방침의 이유로 학교에 나와야 했었는데, 논술시험 때문에 학교가 예외사항을 만드니 학생들이 분노한 것이군요.
학생들이 이번 예외사항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했습니까?
R : 지난 1학기에는 우리학교를 비롯해 이화여대, 연세대 등의 서울 주요 대학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과 선택적 pf제 도입등의 요구사항을 위해 농성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는데요.
2학기 내내 계속되는 시험 및 수업에 관련된 불만들은 1학기와 큰 움직임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학생 커뮤니티 사이트나 학내 소그룹 단톡방 등을 중심으로 관련된 사안이 여전히 ‘핫’ 한데요.
대학생 커뮤니사이트에 ‘한양인도 안심하고 싶습니다. 수험생만 챙기나요 왜’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은 좋아요 242개를 받으며 인기게시판에 올라갔습니다.
해당 게시물의 댓글로 학교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던 학우를 인터뷰했습니다. 듣고 오시죠.
(인터뷰)
A : 인터뷰 잘 들었습니다.
학생 말처럼 재학생들은 학교가 강경하게 대면시험을 고수하다가 비대면을 권고하는 상황을 아이러니하다고 느낄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한재희기자가 보기에 이번 논술시험이 있는 주간에 학교가 따로 재학생들의 실습 수업이나 학교 방문을 제한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었을까요?
R: 수천명이 몰리는 논술시험을 위해 학생들의 학교 방문을 제한하는 것 자체는 학교 측에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조치였다고 봅니다.
오히려 제한하지 않는 것이 무대책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죠.
그러나 우리학교의 경우 학교와 학생의 감정의 골이 깊다는 것이 문젭니다.
1학기부터 졸속행정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코로나 방역대책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이 계속됐는데 대면시험을 강행했던 것이 학교측에는 독이 돼 돌아온 겁니다.
그동안 비대면을 요구하는 설문조사나 농성등의 적극적인 외침에는 반응하지 않다가 이런 일이 일어나니 논술을 보기 위해 들어오는 수험생들의 안전은 중요하고, 논술 수험생보다 더 많은 수의 재학생들의 안전은 중요하지 않냐, 이런 방향으로 재학생들의 생각이 전개가 되는 거죠.
A : 2020학년도에 일어나는 학내 대부분의 문제는 학교의 불통 때문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해결되지 않은 이 소통 문제가 발단이 되어 계속해서 다른 문제들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네요.
이번 논란에 대해 학교의 반응은 어떤가요?
R: 학교는 학생들의 반응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양샙니다.
학우들의 커뮤니티 중심으로 졸속행정에 대한 논란이 다시금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아예 귀를 귀울이지 않았을 수도 있고요.
그러나 학생들의 적극적인 문제제기가 부족했다고 보기는 또 어렵습니다.
1학기보다 훨씬 심각해진 코로나상황에 다수 인원이 모이는 것 자체가 불안한 상황이라 농성이나 집단서명 등으로 의견을 표출하기 힘들기 때문인데요.
사실 안전을 위해 비대면을 원하는 학생들이, 모여서 공동행동하지 않으면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모순입니다.
A : 그렇군요. 한재희 기자는 이번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B : 가장 우려되는 것은 논술시험 이후입니다. 우리학교 기말시험은 대부분 15, 16주차에 진행되는데요.
계속해서 대면시험을 요구해왔던 학교로 미루어 봤을 때 이번 14주차를 제외하고는 다시 15, 16주차에 대면시험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 한 과목은 비대면인데 또 다른 과목을 대면으로 시험 진행했을 때 과연 어떻게 그 공정함을 평가할 거냐, 라는 의문이 제기될 것 같고요.
사실상 학교에서 먼저 예외를 만든 상황이기 때문에 특정 과목은 교수의 재량으로 기말시험이 진행될 것 같은데요.
교수 재량이 커지면 학생들의 최종 성적이 실력이 아니라 어떤 과목을 운좋게 선택했느냐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또 이번에 학교가 재학생들의 방문을 제한했음에도 논술고사 이후에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후에 학교의 대처에 대해 면밀하게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A : 네, 사실상 학교측과 학생의 갈등은 계속될 것 같은데요. 양측이 이해할 수 있는 비대면과 대면의 경계를 찾으려면 시간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재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A : HUBS기자석, 이 시간엔 최근 다시 불거지는 대면시험 논란에 대해 알아보고 향후 전망을 짚어봤습니다. 2020년은 학교와 학생들의 대립이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입을 가리고, 상대방의 표정을 읽지 못합니다.
소통의 회복,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요? 2020년의 마지막 기자석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보도에 한재희, 기술에 이존원, 담당에 고송희였습니다.
REP_한재희
ANN_고송희
ENG_이존원